풀코스 마라톤 16주 훈련 계획 | 하프 완주자를 위한 첫 42.195km 준비법

하프마라톤을 완주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다음 목표가 떠오릅니다. 42.195km, 풀코스입니다. 봄 대회를 노린다면 지금이 바로 준비를 시작할 시점입니다. 3월 말~4월 초 대회를 기준으로 역산하면 11월 초부터 16주 계획이 딱 맞아떨어지거든요. 다만 풀코스는 하프를 두 번 뛰는 종목이 아닙니다. 30km 지점부터는 체력이 아니라 전략과 준비의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이 글에서는 하프를 완주해 본 러너가 첫 풀코스를 안전하게 완주하기 위한 16주 훈련 계획을 주차별로 정리했습니다.

풀코스 마라톤 16주 훈련 계획

풀코스는 하프의 두 배가 아니다

하프마라톤에서 몸에 저장된 글리코겐은 대체로 끝까지 버텨 줍니다. 그런데 풀코스에서는 보통 30km 전후에서 바닥납니다. 러너들이 말하는 이른바 '마의 구간'이 여기서 생깁니다. 즉 풀코스 훈련의 핵심은 속도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연료가 떨어진 상태에서도 다리가 버티도록 몸을 적응시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16주 계획의 중심축은 주말 장거리 주행, 즉 LSD(Long Slow Distance)입니다. 평일 훈련은 LSD를 소화할 체력을 만들고 회복시키는 보조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계획을 세우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시작 전 체크: 이 조건이면 도전할 만하다

아래 항목을 대체로 만족한다면 16주 계획을 시작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 최근 3개월간 주 3회 이상 꾸준히 달려 왔다
  • 하프마라톤(21.1km)을 걷지 않고 완주한 경험이 있다
  • 현재 주간 누적 거리가 25~30km 이상이다
  • 한 번에 쉬지 않고 90분 이상 달릴 수 있다
  • 현재 진행 중인 통증이나 부상이 없다

이 중 두 가지 이상이 부족하다면, 풀코스보다는 하프 기록 단축이나 주간 거리 늘리기를 한 시즌 더 거치는 편이 결과적으로 빠릅니다.

16주 계획의 큰 그림

16주를 네 개의 블록으로 나눠 보면 전체 흐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구간기간목표주간 거리
기초 쌓기1~4주주 4회 루틴 정착, 부상 없이 거리 적응30~40km
거리 늘리기5~10주LSD를 25km까지, 템포런 추가40~55km
최대 부하11~13주32km LSD 소화, 보급 리허설55~65km
테이퍼링14~16주훈련량 감축, 컨디션 회복40 → 20km

여기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11~13주 구간의 욕심입니다. 몸이 가장 잘 달려지는 시기라 무리하기 쉬운데, 첫 풀코스 도전자의 부상 대부분이 바로 이 구간에서 나옵니다.

주차별 훈련 계획

주 4회(가벼운 조깅 2회 + 포인트 훈련 1회 + LSD 1회)를 기준으로 한 예시입니다. 주간 거리는 체력에 맞게 10~20% 범위에서 조정해도 됩니다.

주차주말 LSD평일 포인트 훈련주간 합계
1~2주14 → 16km편한 페이스 8km30~34km
3~4주18 → 14km(감량)템포런 5km36~40km
5~7주20 → 22 → 24km템포런 6~8km42~50km
8주16km(회복 주)가벼운 조깅만35km
9~10주26 → 28km인터벌 1km x 552~55km
11~13주30 → 32 → 30km대회 페이스 10km58~65km
14주24km대회 페이스 8km42km
15주16km대회 페이스 5km30km
16주대회조깅 4~5km 두 번20km + 대회

3~4주 간격으로 거리를 줄이는 회복 주를 넣은 점에 주목해 주세요. 계속 늘리기만 하는 계획은 거의 예외 없이 중간에 무너집니다.

LSD, 속도보다 시간이 기준이다

장거리 주행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너무 빠르게 달리는 것입니다. LSD 페이스는 목표 대회 페이스보다 1km당 60~90초 느리게,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면 충분합니다. 느리게 달려야 지방을 연료로 쓰는 능력이 길러지고, 다음 날 회복도 빨라집니다.

또 하나, 30km를 넘기는 LSD는 전체 훈련에서 한두 번이면 충분합니다. 32km LSD에 걸리는 시간은 3시간 안팎인데, 이 정도 부하는 회복에만 일주일 가까이 걸립니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아지는 지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보급 연습도 훈련이다

풀코스에서는 달리면서 먹는 능력이 실력의 일부입니다. 20km가 넘는 LSD에서는 반드시 실제 대회에서 쓸 에너지젤과 음료를 그대로 연습해 보세요. 대략 45분~1시간 간격, 물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특정 브랜드의 젤이 속에 맞지 않는 경우가 생각보다 흔합니다. 대회 당일 처음 먹어 보는 젤 때문에 복통이 오면 손쓸 방법이 없으니, 훈련 중에 미리 걸러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대회복과 러닝화, 양말까지 장거리 훈련에서 그대로 입어 보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신호

16주 계획은 지침이지 계약서가 아닙니다. 아래 상황에서는 주저 없이 거리를 줄이거나 쉬는 편이 낫습니다.

  • 달리는 중에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절뚝거리게 될 때
  • 휴식 시 심박수가 평소보다 7~10회 이상 높은 날이 사흘 이상 이어질 때
  •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의욕이 뚜렷하게 떨어질 때
  • 같은 부위 통증이 2주 넘게 반복될 때

특히 한 곳을 콕 집어 아픈 통증, 가만히 있어도 욱신거리는 통증, 밤에 깰 정도의 통증, 부기나 열감이 동반되는 경우는 피로골절이나 힘줄 손상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정형외과나 스포츠의학과 진료를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가슴 통증이나 비정상적인 호흡곤란, 실신 증상이 있다면 훈련을 즉시 중단하고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완주를 위한 현실적인 목표 설정

첫 풀코스의 목표는 기록이 아니라 완주입니다. 목표 시간을 정한다면 하프 기록에 2를 곱한 뒤 10~20분을 더하는 방식이 비교적 현실에 가깝습니다. 하프 2시간 러너라면 4시간 10분~4시간 20분대가 무난한 출발점입니다.

그리고 초반 10km를 목표 페이스보다 10~15초 느리게 가는 전략을 권합니다. 출발선의 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초반을 빠르게 가면, 그 대가는 거의 예외 없이 후반 10km에서 돌아옵니다.

마무리

16주는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중간에 감기도 걸리고, 야근도 있고, 비 오는 주말도 옵니다. 계획의 70~80%만 지켜도 첫 완주에는 충분하다는 마음으로 시작하시면 좋겠습니다. 중요한 건 완벽한 한 주가 아니라, 16주 동안 멈추지 않는 흐름입니다. 봄 대회 결승선에서 42.195km를 처음 끝내는 경험은 그 모든 과정을 보상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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